
1. 강사가 되기 전 다이빙
강사 시험에 합격했다.
이 한 문장을 쓰기까지 얼마나 많은 다이빙이 있었는지를 생각하면
가슴 한켠이 먹먹해진다.
처음 물속에 들어갔던 날을 아직도 기억한다.
마스크 안으로 코를 통해 물이 들어오는 느낌이 낯설고 무서워서
수면에서 한참을 버둥거렸다. 레귤레이터를 통해 호흡하는 것이
이렇게까지 어색할 수 있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다.
바다 속에 처음 내려갔을 때의 그 고요함과 낯섦은
지금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강사가 되기 전의 나의 다이빙은 배움의 연속이었다.
오픈워터로 시작해 어드벤스드, 레스큐, 그리고 다이브마스터까지
각 단계마다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느낌이었다.
수심이 깊어질수록, 다이브 횟수가 쌓일수록
바다는 점점 더 익숙해졌지만 동시에 점점 더 깊고 넓어졌다.
다이브마스터 과정을 마치고 나서 강사를 목표로 삼았을 때,
솔직히 두려움이 먼저 왔다. 내가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인가,
수중에서 교육생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
한동안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럼에도 결국 PADI 강사 과정에 등록하고 준비를 시작했던 것은,
누군가가 바다의 아름다움과 다이빙의 즐거움을 처음 발견하는
그 순간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의미 있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강사가 되기 전의 모든 다이빙은 결국 그 순간을 위한 준비였다.
2. 강사가 되고 난 후 다이빙
합격 통보를 받은 순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제 다이빙이 달라지겠구나"였다.
강사가 되고 난 후의 다이빙은 분명히 다르다.
같은 바다, 같은 물속이지만 내가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수중에서 내 호흡, 내 부력, 내 주변 환경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함께 들어간 교육생의 호흡, 교육생의 자세, 교육생의 표정을
먼저 살피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기 시작했다.
강사의 다이빙은 즐기는 다이빙이 아닌 날이 많다.
교육생이 마스크 물 빼기를 어려워할 때 옆에서 손을 잡아주고,
이퀄라이징이 안 돼서 하강을 멈출 때 함께 멈추고 기다려 주고,
수중에서 패닉 직전의 눈빛을 읽고 눈을 맞추며 안심시키는 것,
그것이 이제 내 다이빙의 중심이 됐다.
하지만 그 안에서 느끼는 보람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다.
교육생이 처음으로 중성 부력을 잡았을 때 눈이 반짝이는 순간,
개방수역 첫 다이빙을 마치고 수면에 올라와 "너무 좋았어요"라고
말하는 그 표정을 마주하는 순간, 강사만이 느낄 수 있는 감동이 있다.
강사가 되고 난 후의 다이빙은 혼자 깊이 내려가는 다이빙이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처음을 만들어 가는 다이빙이다.
그 차이가 지금의 나를 물속으로 계속 이끄는 이유가 됐다.
3. 강사가 해야 하는 것
강사 자격증을 손에 쥔 지금, 설레는 마음만큼이나
무거운 책임감이 함께 자리 잡고 있다.
강사가 해야 하는 첫 번째는 안전이다.
교육생의 생명을 책임지는 자리에 서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이 가장 우선이라는 원칙을 타협 없이 지켜야 한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 바다 상태가 나쁜 날, 교육생이 준비가 덜 된 날,
그 어떤 이유에서라도 안전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다이빙을 멈출 수 있는 판단력과 용기를 갖춰야 한다.
강사가 해야 하는 두 번째는 끊임없는 학습이다.
강사 자격증은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다.
다이빙 기술, 교수법, 해양 환경, 응급 처치까지
강사로서 알고 있어야 하는 것들은 계속해서 업데이트된다.
교육생 앞에서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잘못 알고 있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진짜 부끄러운 일임을
항상 기억하며 공부를 멈추지 않아야 한다.
강사가 해야 하는 세 번째는 교육생을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다.
같은 스킬을 수백 번 가르쳐도, 교육생에게는 항상 처음이다.
그 처음의 무게를 강사가 먼저 기억하고 존중해야 한다.
교육생의 속도를 재촉하지 않고, 두려움을 무시하지 않고,
작은 성취에도 진심으로 함께 기뻐할 수 있는 강사가 되고 싶다.
합격은 끝이 아니다.
오늘부터 진짜 강사로서의 첫 걸음이 시작된다.
바다가 내게 준 것들을, 이제 내가 누군가에게 전달할 차례다.
그 마음을 잊지 않는 강사가 되겠다고 다짐하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