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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5 다이빙 일지 포인트 포인트 설명 느낀점

by dkdiver 2026. 7. 11.

 

1. 다이빙 포인트


오늘 다이빙은 "Emmanuel Sr. Stonino" 방카 보트를 타고 출발했다.
세부 등록 선박답게 아웃리거가 달린 전통적인 방카 형태였고,
하늘은 구름이 낮게 깔려 있었지만 파도는 잔잔했다.
보트 위에서 장비를 점검하고, 버디를 확인하고,
오늘 다이브 플랜을 간단히 이야기한 뒤 입수 준비를 마쳤다.

오늘 포인트는 수직 월이 발달한 보트 다이빙 포인트였다.
하강하자마자 시야가 열리며 거대한 산호 벽이
아래로 끝없이 이어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빛이 수면에서 비스듬하게 들어오며 다이버들의 실루엣을
선명하게 만들어주는 그 장면은 이 포인트 특유의 분위기였다.

함께 입수한 다이버들이 월을 따라 하나씩 내려가는 모습,
그 주변을 잔 물고기 떼가 구름처럼 감싸고 있는 광경이
포인트에 들어서자마자 오늘 다이빙이 특별할 것이라는
예감을 주었다.

월 중간중간에 크기가 다른 씨팬(Sea Fan, 고르고니안 산호)들이
블루워터를 배경으로 펼쳐져 있었고,
그 가지마다 크리노이드(Crinoid, 깃꼬리불가사리)들이
달라붙어 있는 모습이 마치 수중의 나무 같았다.

2. 다이빙 포인트 설명


오늘 이 포인트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장면은 단연 배트피쉬였다.
바닷속에서 갑자기 시야 아래로 은빛의 납작한 물고기들이
수십 마리씩 무리를 지어 떠 있는 것이 보였다.
배트피쉬(Batfish, 박쥐고기)였다.

그 수가 상당했다. 처음에는 아래에 몇 마리가 보이는가 싶었는데
가까이 내려가자 수십 마리가 무리를 이루어
월 아래쪽에 집결해 있는 것이 확인됐다.
납작하고 둥근 몸체에 작은 노란 지느러미를 가진 배트피쉬들이
서로 부딪히지 않으면서도 촘촘하게 모여 유영하는 그 모습은
거대한 은빛 물결처럼 보였다.

배트피쉬 무리를 지나쳐 월을 따라 이동하던 중
크고 아름다운 씨팬이 눈에 들어왔다.
나무 가지처럼 뻗은 고르고니안 산호의 가지마다
크리노이드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그 옆을 노란 물고기 한 마리가 스치듯 지나갔다.
씨팬, 크리노이드, 물고기가 한 프레임 안에 담기는
수중 사진의 교과서 같은 장면이었다.

월 중간에서는 다이버가 아래를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거품이 길게 올라가는 장면이 찍히기도 했다.
까마득한 벽 아래로 거품 기둥이 이어지는 그 각도는
이 포인트의 깊이와 규모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시야는 매우 좋았다.
멀리서도 다이버들의 실루엣이 선명하게 보였고,
블루워터의 색이 짙고 깨끗해서
모든 피사체가 선명하게 살아 있는 느낌이었다.
이 포인트는 블루워터와 월이 만나는 경계가 특히 아름다운 곳이었다.

 

3. 느낀점


오늘 다이빙에서 배트피쉬 무리를 만난 순간을 한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단순히 물고기를 많이 본 것이 아니라,
그 수십 마리가 만들어내는 집단적인 움직임,
은빛 비늘들이 한꺼번에 빛을 반사하는 그 장면이
수중에서만 볼 수 있는 종류의 아름다움이었다.

사진으로 담으려 했지만 그 규모가 렌즈 안에 다 들어오지 않았다.
수중 사진의 한계를 느끼는 순간이기도 했고,
동시에 눈으로 직접 봐야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씨팬과 크리노이드의 조합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씨팬의 부채 모양 가지 위에 크리노이드가 달라붙어
물살에 흔들리는 모습은 고요하면서도 생동감이 넘쳤다.
이런 장면을 볼 때마다 수중 생태계가 얼마나
정교하고 다층적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느낀다.

오늘 함께 다이빙한 사람들과 보트로 돌아오면서
각자 수중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을 이야기했다.
모두가 배트피쉬 이야기를 꺼냈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것을 보고도 각자 다른 각도에서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다이빙은 그런 것 같다.
같이 들어가도 각자의 수중이 있다.
그 각자의 경험이 모여서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가 다음 다이빙을 기다리게 만든다.
오늘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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