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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6 다이빙 일지 포인트 포인트 설명 느낀점

by dkdiver 2026. 7. 16.

1. 다이빙 포인트


2024년 6월 6일.
사흘 연속 같은 바다였다.

오늘은 방향이 달랐다.
리프 월을 따라 내려가는 대신
모래 바닥 쪽으로 이동했다.
같은 포인트라도 어느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다이빙이 된다.

오늘의 지형은 흰 모래 바닥 위로
산호 봄미(Bommie)들이 섬처럼 솟아 있는 구조였다.
봄미 사이에는 해초(Seagrass)가 자라는 구간이 있고,
끝으로 가면 리프 엣지가 어두운 블루워터로
떨어지는 드롭오프 지형이 이어졌다.
리프 월이 아닌 또 다른 얼굴의 바다였다.

오늘도 동행이 있었다.
두 다이버가 함께 모래 바닥 위를 이동했다.

2. 다이빙 포인트 설명


흰 모래 바닥이 펼쳐지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산호 봄미들 주변으로 검은 크로미스들이
구름처럼 무리 지어 떠 있었다.
모래 바닥과 청록빛 수중 사이에서
그 검은 물고기 떼의 실루엣이
마치 하늘에 뜬 먹구름처럼 이어졌다.
봄미 하나하나가 작은 섬처럼 자리를 잡고 있었고
그 섬마다 물고기들이 달라붙어 살고 있었다.

모래 바닥을 따라 이동하다
해초밭 구간이 나타났다.
납작하고 길쭉한 해초(Seagrass)들이
흰 모래 위로 빽빽하게 자라 있었다.
파란 수중 빛 아래 선명한 초록빛이
모래 사막 위에 오아시스처럼 펼쳐졌다.
해초밭은 어류의 산란지이자 은신처다.
바닥 가까이 들여다보면
작은 생물들이 해초 줄기 사이를 오가고 있다.

리프 엣지에 이르렀을 때
모래 바닥이 끝나고 어두운 블루워터로 떨어지는
드롭오프의 경계가 나타났다.
그 경계선에서 한동안 멈춰 섰다.
한쪽에는 산호와 모래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끝을 알 수 없는 파란 어둠이 있는
그 경계에 있는 느낌이 다이빙에서 가장 묘한 순간 중 하나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봄미 위의 파란 불가사리였다.

큼직한 산호 봄미 표면에
선명한 파란색의 불가사리(Linckia laevigata) 한 마리가
붙어 있었다.
다섯 팔을 뻗은 채 산호 위에 고요하게 자리 잡은 그 색이
주변의 갈색 산호와 완전히 대비되어
멀리서도 한눈에 보였다.
봄미 위에는 노란 줄무늬의 스위트립스(Sweetlips)도
천천히 유영하고 있었다.
파란 불가사리와 노란 줄무늬 물고기,
갈색 산호가 하나의 프레임 안에 들어온 그 장면이
오늘 다이빙 최고의 구도였다.

리프 벽으로 돌아오는 길에
조밀한 산호 구간을 지났다.
튜브 스펀지들이 바위 표면 가득 붙어 있었고
그 사이로 주황빛 앤시아스들이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했다.
어둠 속에 숨어 있는 붉은 스펀지도 보였다.
리프의 깊은 구석에는 항상 이런 것들이 있다.

그리고 오늘도 거북이 있었다.
리프 월을 따라 이동하던 중
두 다이버 사이의 리프 위에
바다거북 한 마리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3일 연속이었다.
이번에는 노란 버터플라이피쉬 한 마리가
거북 옆을 지키듯 함께 있었다.


3. 느낀점


사흘 연속 같은 구역에서 다이빙을 했다.
그런데 매일 다른 것을 봤다.

첫날은 리프 위의 물고기들과 산호였고,
둘째 날은 동굴 안의 붉은 스펀지와 29미터였고,
오늘은 모래 바닥, 해초밭, 파란 불가사리였다.
같은 좌표에서 출발한 다이빙인데
방향 하나로 이렇게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파란 불가사리 앞에서 잠깐 멈췄다.
그 색이 진짜인지 의심할 만큼 선명했다.
수중에서 파란 생물을 보면
항상 같은 생각이 든다.
이 색을 만들기 위해 오래 진화해 온 것이라는 것.
그 색이 그냥 예쁜 것이 아니라
존재의 방식이라는 것.

3일 연속으로 거북을 만났다.
매번 다른 상황에서, 다른 모습으로 마주쳤다.
오늘은 두 다이버 사이에 조용히 앉아 있는 거북이었다.
우리가 거북을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거북이 이 리프에 살고 있고
우리가 그 삶의 공간에 잠깐 들어갔다 나오는 것이라는 감각.
다이빙을 오래 하면 그 감각이 더 또렷해진다.

드롭오프 경계에서 잠시 멈춰 섰던 그 순간도 남는다.
한쪽은 산호와 모래, 다른 쪽은 어두운 블루워터.
그 경계선 위에 서 있는 것이
다이빙에서 가장 다이빙다운 순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두 세계 사이에 있는 그 자리.
물속에서만 갈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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