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시작
오늘은 내가 PADI 강사 시험을 준비하며 보낸 하루였다.
다이빙을 처음 시작했던 날부터 강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품어왔는데,
그 시험이 이제 눈앞에 실제로 다가와 있다는 것이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실감이 났다. 설레는 마음과 긴장감이 동시에 밀려왔지만,
지금까지 준비해 온 것들을 믿고 하루를 시작하기로 했다.
강사 시험(IE, Instructor Examination)은 단순히 다이빙을 잘한다고 통과할 수 있는
시험이 아니다. 지식을 얼마나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지,
수중에서 교육생을 안전하게 이끌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
그리고 강사로서의 태도와 자세를 갖추고 있는지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받는 자리다.
그 무게감을 다시 한번 마음속에 새기며 준비물을 챙겼다.
오늘 하루는 크게 세 파트로 나뉘었다.
이론 발표, 수영장 실기, 개방수역 실기, 그리고 지식 개발 발표까지
하루 안에 모두 소화해야 하는 빽빽한 일정이었다.
시험장에 도착해 다른 응시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느낀 건,
긴장하는 건 나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 사실이 오히려 조금 위안이 됐고,
서로 응원하는 분위기 속에서 오전 일정을 시작할 수 있었다.
오늘 하루가 내 다이빙 인생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걸
느끼며 첫 파트를 준비했다.
2. 5개 이론
이론 파트에서는 총 5개의 주제를 발표했다.
PADI 강사 시험의 이론 발표는 단순히 내용을 외워서 읽는 것이 아니라,
실제 교육생에게 가르치듯 명확하고 자신감 있게 전달하는 것이 핵심 평가 요소다.
그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각 주제를 준비해 왔다.
첫 번째 주제는 압력과 부력의 원리였다.
보일의 법칙, 아르키메데스의 원리 등 다이빙의 물리적 기반이 되는 개념들을
일상적인 예시와 함께 설명하며 청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발표했다.
준비한 내용이 입에 잘 붙어 있어 비교적 안정감 있게 시작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주제는 체내 질소와 감압 이론이었다.
NDL, 안전 상승 속도, 안전 정지의 중요성을 연결해서 설명하는 흐름이
핵심이었고, 감압병의 증상과 처치까지 이어지는 논리적 연결을
끊기지 않게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세 번째 주제는 다이빙 환경 및 해양 생태 보호였다.
단순한 환경 지식 전달을 넘어, 강사로서 교육생에게 환경 보호 의식을
심어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담아 발표하려고 노력했다.
네 번째 주제는 다이빙 장비의 기능과 관리였다.
각 장비의 역할과 관리 방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발표했으며,
실제 교육 현장에서 가장 자주 다루게 되는 내용인 만큼
실용적인 설명에 집중했다.
다섯 번째 주제는 다이빙 사고 예방과 구조 절차였다.
이론 파트의 마지막 주제인 만큼 긴장이 가장 높았지만,
사고 예방의 중요성과 비상 대응 절차를 차분하게 전달했고
발표를 마치며 스스로 안도감을 느꼈다.
5개 이론 발표를 마치고 나니, 준비해 온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발표하는 내내 "이 내용을 진짜 교육생에게 가르친다면"이라는 마음으로
임했던 것이 좋은 흐름을 만들어 준 것 같았다.
3. 실기
◆ 제한 수역
이론 발표를 마친 후 수영장으로 이동해 제한 수역 실기 시험을 치렀다.
강사 시험의 제한 수역 실기는 단순히 스킬을 잘 수행하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교육생에게 그 스킬을 어떻게 가르치는지, 즉 교수법을 평가하는 자리다.
시범 → 설명 → 교육생 실습 유도 → 피드백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평가 포인트였기 때문에, 각 스킬마다 그 흐름을 의식하며 임했다.
마스크 물 빼기, 레귤레이터 회수, 옥토퍼스 호흡, 호버링 등
오픈워터 과정의 핵심 스킬들을 직접 시범 보이고, 교육생 역할의 평가자 앞에서
단계별로 설명하며 진행했다.
시범을 보일 때는 동작을 천천히, 과장되지 않게, 그러나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다. 실제 교육에서 교육생이 보는 시범이 그대로 따라 하기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정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있었다.
수중에서 평가자의 시선을 의식하며 진행하다 보면 긴장이 올라오는 순간이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호흡을 의식적으로 고르게 유지하며 흐름을 끊지 않으려 했다.
제한 수역 실기를 마치고 수면으로 올라왔을 때,
준비한 내용을 대부분 안정적으로 소화했다는 느낌이 들어 다행이었다.
◆ 개방수역
제한 수역 실기가 끝난 후 실제 바다로 이동해 개방수역 실기 시험을 치렀다.
개방수역 실기는 제한 수역과 달리 조류, 시야, 파도 등 통제되지 않는
환경 변수 속에서 얼마나 침착하게 교육을 이끌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입수 전에 나는 오늘의 수중 환경 상태를 직접 파악하고, 그에 맞는
간단한 브리핑을 평가자에게 직접 진행했다. 조류 방향, 예상 시야, 주의사항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이미 평가의 일부였다.
수중에서는 하강 절차, 수중 이동 간 교육생 위치 관리, 스킬 시범 및 교육,
그리고 안전 상승 절차까지 일련의 흐름을 평가자 앞에서 수행했다.
개방수역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교육생(평가자)과의 지속적인 아이 콘택트였다.
수중에서 강사는 교육생의 표정과 몸짓을 통해 상태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고 교육생을 중심에 두는 자세를 의식적으로 유지했다.
부력 조절 상태, 시범의 정확성, 교육생 반응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 능력까지
복합적으로 평가받는 시간이었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임할 수 있었다. 수면으로 올라오며 오늘 가장 잘 해낸
파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 지식 개발 발표
개방수역 실기를 마친 후 마지막 파트인 지식 개발 발표를 진행했다.
지식 개발 발표는 강의실 환경에서 교육생들에게 다이빙 이론을 가르치는
장면을 직접 시연하는 파트로, 강사로서의 교수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받는 시간이다.
오늘 내가 발표한 주제는 다이빙 계획과 다이브 테이블 활용이었다.
칠판 또는 화이트보드를 활용해 핵심 내용을 시각화하고,
질문을 던지며 청중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발표를 구성했다.
일방적인 강의가 아닌, 교육생이 스스로 생각하고 답하도록 이끄는
소크라테스식 질문법을 의식적으로 활용했다.
"왜 안전 정지를 해야 할까요?" "만약 NDL을 초과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같은 질문을 던지며 교육생의 사고를 자극하는 방식이
지식 전달보다 훨씬 오래 기억에 남는 교육이 된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발표 중간에 예상치 못한 질문이 들어왔을 때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답변하는 것도
이 파트의 중요한 평가 요소 중 하나였다. 실제로 예상 외의 질문이 한 번 나왔는데,
잠깐 생각을 정리한 뒤 차분하게 답변하며 흐름을 이어갔다.
지식 개발 발표를 마지막으로 오늘 하루의 강사 시험 준비 일정이 모두 끝났다.
이론부터 실기, 발표까지 긴 하루였지만, 준비해 온 시간들이 하나씩 빛을 발하는
하루였다. 합격 여부와 관계없이 오늘 이 경험 자체가
강사로서의 나를 한 단계 성장시켜 준 시간이었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