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다이빙 포인트
만타레이(Manta Ray)가 수면에서 점프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보트 위에 있을 때였다.
200미터쯤 떨어진 수면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공중으로 뛰어올랐다가 떨어졌다.
첨벙하는 소리가 나중에 들렸다.
처음에는 뭔지 몰랐다.
다시 뛰었다.
이번엔 날개처럼 넓게 펼쳐진 가슴지느러미가 보였다.
만타레이였다.
수중에서 만타레이를 여러 번 봤지만
그렇게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것은 처음이었다.
왜 그러는 걸까.
그 이후로 알아보게 됐다.
만타레이 점프, 브리칭(Breaching)이라고 부른다.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이론이 있다.
2. 만타레이 점프의 이유
만타레이 브리칭의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답이 없다.
여러 가지 이론이 있고 각각 근거가 있다.
첫 번째는 기생충 제거다.
만타레이 몸에는 기생충이 붙기도 한다.
수면으로 뛰어올라 충격으로 기생충을 떨어뜨리는 것이라는 이론.
실제로 착지 후 기생충이 분리되는 것이 관찰된 사례가 있다.
두 번째는 의사소통이다.
무리 내에서 위치를 알리거나
짝짓기 시기에 신호를 보내는 행동이라는 이론.
만타레이가 무리 지어 브리칭하는 경우가 관찰된 것이 근거다.
세 번째는 놀이나 흥분 표현이다.
고래류에서 관찰되는 브리칭처럼
만타레이도 행동 표현의 하나로 점프한다는 것.
단순히 즐거운 것일 수 있다.
네 번째는 호흡 보조라는 이론도 있다.
수면으로 뛰어오르면서 공기를 더 많이 들이마신다는 것.
하지만 만타레이는 아가미로 호흡하기 때문에 이 이론은 설득력이 낮다.
가장 설득력 있는 이론은 아직 복합적인 이유라는 것이다.
기생충 제거와 의사소통이 동시에 기능할 수 있다.
세부 말라파스쿠아 주변에서 만타레이를 만날 수 있다.
수중에서 보는 만타레이는 또 다른 느낌이다.
천천히 날개를 치며 이동하는 그 움직임이 우아하다.
날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3. 수중에서 만타레이를 처음 봤을 때
만타레이를 처음 수중에서 만난 것은 말라파스쿠아에서였다.
미리 들어가서 기다리는 방식이었다.
청소 스테이션(Cleaning Station)이라는 곳.
만타레이가 작은 물고기들에게 기생충을 청소받는 장소가 있다.
그 자리에서 기다리면 만타레이가 온다.
기다리는 동안 바위 위에 엎드려 있었다.
10분쯤 지났을 때 위에서 그림자가 생겼다.
올려다봤더니 2미터가 넘는 만타레이가 바로 위에서 천천히 날개를 치고 있었다.
배 부분의 흰색과 검은 줄무늬.
큰 입을 벌린 채 천천히 이동하는 것.
그 아래 모래 위에 내 그림자와 만타레이의 그림자가 겹쳤다.
그 장면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만타레이는 특별한 생물이다.
크기도 크고 움직임도 아름답다.
수중에서 처음 만나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얼어붙는다.
그 얼음 같은 순간이 다이빙을 계속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