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다이빙 포인트
모알보알(Moalboal)은 세부 남서부에 있는 작은 해안 마을이다.
세부 시티에서 차로 약 3시간.
리조트와 다이빙 숍이 모여 있는 곳이지만
관광지라기보다는 조용한 다이버 마을에 가깝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가 하나 있다.
사르딘 런(Sardine Run).
수천만 마리의 정어리 떼가 수중에서 공처럼 뭉치는 현상이다.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면 믿기 힘든 광경이다.
실제로 보면 그 이상이다.
처음 모알보알에서 정어리 떼를 만난 게 언제인지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만큼 자주 갔고 자주 봤다.
하지만 처음 봤을 때의 감각은 기억한다.
그것에 대해 쓰려고 한다.
2. 정어리 떼 안에 들어갔을 때
수면 아래로 내려가면 처음에는 아무것도 안 보일 수 있다.
시야 방향에 따라 정어리 떼가 없는 쪽을 보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버디와 함께 리프 벽면을 따라 이동하다 보면
갑자기 눈 앞이 은빛으로 가득 차는 순간이 온다.
그 순간을 처음 보면 말이 안 나온다.
수십만 마리가 하나의 덩어리처럼 움직인다.
덩어리가 공 모양이 되었다가
길게 늘어지기도 하고
반으로 갈라졌다가 다시 합쳐지기도 한다.
포식자가 접근하면 더 빠르게 움직인다.
참치나 잭피쉬가 무리 안으로 돌진하고
정어리 떼가 그것을 피해 물결치듯 움직인다.
포식자와 먹이, 둘 다 그 안에 있는 것이다.
정어리 떼 안으로 들어가는 것도 가능하다.
무리가 다이버를 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이버 주변을 둘러싸고 함께 이동하기도 한다.
사방이 정어리로 가득 찬 상태.
위로 올려다봐도 정어리, 아래로 내려봐도 정어리.
수면에서 내려오는 빛이 정어리 떼를 통과하며 만들어내는 빛 효과가
수중 사진에서 보던 그 장면 그대로다.
모알보알 정어리 떼는 계절성이 아니다.
연중 상주한다.
어느 시즌에 가도 볼 수 있다.
이것이 모알보알을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3. 강사가 모알보알에서 느낀 것
정어리 떼는 많이 봐도 질리지 않는다.
매번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그날 포식자가 뭐가 있냐에 따라 떼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조류가 어떻냐에 따라 뭉치는 방식이 달라진다.
교육생을 데리고 모알보알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 정어리 떼를 만난 교육생의 반응이
매번 비슷하면서도 각자 다르기 때문이다.
수중에서 소리를 지를 수 없으니
마스크 안에서 눈이 커지는 것으로 표정을 읽는다.
거북도 자주 보인다.
정어리 떼와 같은 수역에 거북이 유유히 지나가는 장면을
모알보알에서는 종종 목격한다.
한 프레임 안에 정어리 떼와 거북이 담기는 순간이 있다.
카메라를 가져갔다면 누르게 된다.
세부 다이빙 중 가장 인상적인 경험을 꼽으라고 하면
모알보알 정어리 떼는 빠지지 않는다.
세부까지 왔다면 한 번은 가봐야 할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