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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 위장술 — 나이트 다이빙에서만 볼 수 있었다

by dkdiver 2026. 7. 31.

1. 다이빙 포인트


문어를 낮에 본 적이 있다.

바위 사이에 숨어 있었다.
거의 완벽하게 바위 색이었다.
버디가 가리켜줘서 봤는데
한참을 들여다봐야 겨우 윤곽이 보였다.

문어를 제대로 본 것은 나이트 다이빙에서였다.
낮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밤에 나온다.
문어가 그 대표적인 예다.

나이트 다이빙을 처음 해본 사람들은
어둠이 무섭다고 한다.
하지만 한 번 나이트 다이빙을 경험하고 나면
왜 낮에만 들어갔나 싶어진다.
밤 바다는 낮과 완전히 다른 세계다.

문어 위장술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나이트 다이빙이 어떤 것인지부터 말하는 것이 순서 같다.

2. 문어의 위장이 작동하는 방식


문어는 색맹이다.

색을 구분하지 못하면서도 색을 맞추는 위장을 한다.
이것 자체가 자연의 미스터리 중 하나다.
망막에 있는 광수용체의 형태로 빛의 파장을 감지하고
피부 색소를 조절해 주변 색과 패턴을 흉내 낸다는 연구가 있지만
완전히 밝혀진 것은 아니다.

피부 안에 크로마토포어(Chromatophore)라는 색소 세포가 있다.
이 세포를 수축하거나 팽창시켜 색을 바꾼다.
이 과정이 1초 이내에 일어난다.
눈으로 보면 피부가 물결치듯 색이 변하는 것처럼 보인다.

더 놀라운 것은 질감도 바꾼다는 것이다.
피부 표면의 돌기를 세우거나 납작하게 해서
바위 표면처럼, 모래처럼, 산호처럼 보이게 만든다.
색과 질감을 동시에 바꾸는 것.

나이트 다이빙에서 손전등 빛을 문어에게 비췄을 때
그 자리에서 색이 바뀌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흰색에서 붉은색으로, 다시 주변 모래색으로.
색이 피부 위를 파도치듯 이동했다.

그 순간을 옆에 있던 교육생이 봤다.
손전등을 든 손이 멈췄다.
움직이지 않고 그냥 보고 있었다.
말은 못 했지만 표정이 다 말해줬다.


3. 나이트 다이빙을 권하는 이유


나이트 다이빙을 무서워하는 사람이 많다.

어둡고 낯설고 뭔가 나올 것 같은 느낌.
그 감각이 드는 것은 자연스럽다.
처음에는 누구나 그렇다.

하지만 나이트 다이빙의 매력은 그 어둠에 있다.
손전등 빛이 닿는 곳만 보이기 때문에
집중력이 올라간다.
낮에는 그냥 지나쳤을 것들을 하나씩 발견하게 된다.

문어 외에도 나이트에만 활동하는 생물들이 많다.
새우, 게, 전갱이 종류들이 밤에 나온다.
산호가 폴립을 열고 먹이를 잡는 것도 나이트에 볼 수 있다.
낮에 보이지 않던 바닥의 세계가 밤에 펼쳐진다.

세부에서 나이트 다이빙을 한 번도 안 해봤다면
꼭 해보길 권한다.
같은 포인트인데 다른 바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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