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일지4 막탄 마리곤돈 — 흐린 날 들어간 벽 하늘이 흐렸던 날2024년6월이었다.회사 계약이 끝나서 일정을 길게 잡고 세부에 가 있던 시기다.매일 바다에 나갔고 하루에 세 번씩 들어갔다.그날 마리곤돈으로 나가는 보트 위에서 찍은 사진이 한 장 남아 있다.하늘이 흐렸다.구름이 낮게 깔려 있고 바다는 회색에 가깝다.방카보트의 아웃리거가 화면 한쪽에 걸려 있다.날씨가 흐리면 들어갈지 말지를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수면이 어두워 보이면 물속도 어두울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틀린 말은 아니다. 빛이 적으면 사진은 확실히 덜 나온다.다만 그게 들어가지 않을 이유가 되진 않는다.벽을 따라갔다 마리곤돈은 월 포인트다.리프가 이어지다가 어느 지점에서 떨어진다.그 경계에 서면 한쪽은 벽이고 한쪽은 파란색뿐이다.사진에 남은 것도 대부분 그 경계다.벽 다이빙은 방향을 .. 2026. 10. 2. 막탄 꼰띠끼 다이빙 일지 — 일정을 길게 잡으니 달라졌다 계약이 끝나서 길게 잡았다2024년 6월이었다.회사 계약이 막 만료된 직후였다.다음 일이 정해지기 전의 그 틈.그 시간에 세부로 갔다.전에는 며칠짜리 일정이었다.주말을 붙이고, 연차를 하루 더 쓰고, 그렇게 다녀왔다.이번에는 그럴 이유가 없었다.일정을 길게 잡았다.혼자였다.숙소를 잡고 다이브샵을 정하고 매일 바다에 나갔다.하루 세 번, 편한 팀에서 그 기간에 함께 들어간 팀에 남자 강사님이 두 분 있었다.센터장님과 들어갈 때와는 공기가 달랐다.긴장이 덜했고 농담이 오갔다.브리핑은 짧았고, 물에서는 각자 알아서 봤다.하루에 세 번 들어갔다.아침에 한 번,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중간에 올라와 물을 마시고 다시 준비했다.일정이 길다 보니 포인트가 쌓였다.세부 앞바다 포인트는 그때 거의 다 가봤다.꼰띠.. 2026. 9. 28. 발리카삭 다이빙 일지 — 거북을 보려고 급하강한 다이버 (2025.1.5) 둘째 날, 팀이 커졌다발리카삭 둘째 날이었다.첫날과 같은 팀에 다른 팀이 합쳤다.남자분들 세 명 정도가 더 늘었다. 이날은 세 번 들어갔다.새로 합류한 분들은 대부분 다이빙 경험이 많지 않았다.자연스럽게 케어를 좀 맡게 됐다. 첫날 다이빙 이후로 다른 강사님이 나를 강사라고 소개했다.그 뒤로 계속 강사님으로 불렸다. 문제는 사람 수였다.발리카삭은 유명한 포인트라 다이버가 많다.보트가 여러 대 모이고 팀이 섞인다.입수 직후에는 수중에서 누가 우리 팀인지 구분이 쉽지 않다.처음엔 정신이 없었다.급하강하는 다이버를 봤다한 다이버가 갑자기 빠르게 내려갔다.놀랐다. 정확한 이유는 본인만 알 것이다.다만 그 방향에 거북과 잭피시 떼가 있었다.뭔가를 보려고 급하게 유영해 간 것으로 보였다. 경험이 적은 다이버에게 이.. 2026. 9. 27. 발리카삭 다이빙 일지 — 혼자 온 다이버가 팀에 끼는 법 (2025.1.4) 혼자 간 보홀, 낯선 팀에 합류하다발리카삭(Balicasag)은 보홀 팡라오에서 배로 30~40분 거리에 있는 작은 섬이다.보홀 다이빙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세부 쪽 포인트는 자주 들어갔지만 보홀은 처음이었다.일정을 2일만 잡은 것이 실수였다.둘째 날 다이빙을 마치고 바로 세부로 넘어가는 일정이었다.발리카삭을 제대로 보기에는 짧았고, 여유도 없었다. 그리고 혼자였다.다이빙은 혼자 할 수 없다.버디가 있어야 하고, 보트를 타야 하고, 가이드가 필요하다.혼자 온 다이버에게 방법은 하나다. 이미 꾸려진 팀에 부탁하는 것. 그날 만난 팀은 한국 강사님들이 모아온 모임으로 보였다.교육생도 몇 명 섞여 있었다.껴달라고 말했고, 받아주셨다. 자격을 밝히는 순간 분위기가 달라졌다.당시 나는 다이브마스터.. 2026. 9.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