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다이빙 포인트
시야가 넓게 열린 블루워터 포인트였다.
리프 월 가까이에서 입수했다.
수면 아래로 들어서는 순간
앞서와는 다른 공기가 흘렀다.
리프 다이빙과 블루워터 다이빙의 차이는
들어가는 순간 느껴진다.
가득 찬 세계와 열린 세계의 차이.
투명한 파란색이 멀리까지 끝없이 이어졌다.
리프 벽 가까이에서 거북 한 마리를 발견했다.
큰 거북이 아니었다.
리프 벽 앞을 천천히 유영하고 있었다.
자연스러운 장면이었다.
세부에서 거북을 만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으니까.
가까이 다가가다 멈췄다.
거북의 앞 지느러미 주변에 무언가가 걸려 있었다.
오래된 낚싯줄이었다.
2. 낚싯줄을 보다
거북은 정상적으로 유영하고 있었다.
지느러미를 천천히 한 번씩 저을 때마다
몸 전체가 물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갔다.
낚싯줄이 감겨 있는데도
그 움직임에 큰 제약이 보이지 않았다.
아니면 제약이 있는데 그것이 이미 일상이 된 것인지.
낚싯줄의 상태를 자세히 보려고 더 가까이 다가갔다.
줄이 지느러미 주변을 몇 바퀴 감싸고 있었다.
오래된 것처럼 보였다.
낚싯줄 표면에 해조류와 퇴적물이 붙어 있었다.
최근에 걸린 것이 아니었다.
얼마나 오래 저걸 달고 다녔을까.
거북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유영을 계속했다.
나를 보지도 않았다.
앞을 향해 천천히 이동했다.
낚싯줄을 제거하려고 손을 뻗다가 멈췄다.
줄을 잘못 건드리면 더 조여질 수 있다.
적절한 도구 없이 무리하게 제거하려다가
거북을 더 놀라게 하거나 다치게 할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지켜보는 것이
그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거북이 리프 벽을 따라 천천히 사라졌다.
낚싯줄을 달고.
3. 느낀점
바다에서 만나는 생물들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조용히 감당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낚싯줄은 버려진 것이었을 것이다.
실수로, 혹은 의도적으로.
바다에 버려진 낚싯줄은 오래 남는다.
나일론 소재는 분해되는 데 수백 년이 걸린다.
바닷속에서 조류를 따라 이동하다가
산호에 걸리거나, 생물에 감기거나.
거북이 낚싯줄에 감기는 사고는 드물지 않다.
지느러미에 감기면 혈액 순환이 막혀
지느러미를 잃는 경우도 있다.
몸통에 감기면 성장하면서 더 조여들기도 한다.
오랫동안 걸려 있던 그 낚싯줄이
이 거북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없다.
거북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유영했다.
하지만 그 줄이 얼마나 오래 거기 있었는지,
얼마나 더 있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수중에 우리가 두고 가는 것들이
이런 방식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거북을 볼 때마다 생각하게 된다.
화려한 바다 사진을 찍고, 아름다운 산호를 기억하면서
동시에 그 바다에 무엇을 남겨두고 오는지도
같이 생각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그 거북이 내게 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