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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이야기

막탄 꼰띠끼 다이빙 일지 — 일정을 길게 잡으니 달라졌다

by dkdiver 2026. 9. 28.

계약이 끝나서 길게 잡았다

꼰띠끼. 벽을 따라 내려간다.

2024년 6월이었다.

회사 계약이 막 만료된 직후였다.

다음 일이 정해지기 전의 그 틈.
그 시간에 세부로 갔다.

전에는 며칠짜리 일정이었다.
주말을 붙이고, 연차를 하루 더 쓰고, 그렇게 다녀왔다.
이번에는 그럴 이유가 없었다.

일정을 길게 잡았다.

혼자였다.
숙소를 잡고 다이브샵을 정하고 매일 바다에 나갔다.

하루 세 번, 편한 팀에서

리프 슬로프를 지나는 팀.

 

그 기간에 함께 들어간 팀에 남자 강사님이 두 분 있었다.

센터장님과 들어갈 때와는 공기가 달랐다.
긴장이 덜했고 농담이 오갔다.
브리핑은 짧았고, 물에서는 각자 알아서 봤다.

하루에 세 번 들어갔다.
아침에 한 번,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중간에 올라와 물을 마시고 다시 준비했다.

일정이 길다 보니 포인트가 쌓였다.
세부 앞바다 포인트는 그때 거의 다 가봤다.
꼰띠끼는 그중에서도 여러 번 들어간 곳이다.

하루 세 번은 짧은 일정에서는 부담이다.
피로가 쌓이고 질소도 쌓인다.
길게 잡으면 다르다. 오늘 컨디션이 안 좋으면 한 번 쉬면 된다.

실력이 올라오면 바다가 달라진다

상승 구간. 수면이 가까워진다.

이때쯤 다이빙이 편해졌다.

부력을 의식하지 않게 됐고
장비 확인이 순서대로 몸에 붙었고
공기가 얼마나 남았는지 대충 감이 왔다.

편해지니 보이는 게 달라졌다.

전에는 앞사람 핀만 따라갔다.
그 사람을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
이제는 벽을 봤다.
산호 사이에 뭐가 있는지 들여다볼 여유가 생겼다.

다이빙이 재미있어진 건 그때부터였다.

짧게 다녀오면 포인트 하나를 한 번씩 본다.
길게 있으면 같은 포인트를 여러 번 본다.
같은 자리인데 매번 다르다.

전에 보홀 발리카삭을 2일만 잡았다가 아쉬웠던 적이 있다.
이번은 그 반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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