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 간 보홀, 낯선 팀에 합류하다
발리카삭(Balicasag)은 보홀 팡라오에서 배로 30~40분 거리에 있는 작은 섬이다.
보홀 다이빙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세부 쪽 포인트는 자주 들어갔지만 보홀은 처음이었다.
일정을 2일만 잡은 것이 실수였다.
둘째 날 다이빙을 마치고 바로 세부로 넘어가는 일정이었다.
발리카삭을 제대로 보기에는 짧았고, 여유도 없었다.
그리고 혼자였다.
다이빙은 혼자 할 수 없다.
버디가 있어야 하고, 보트를 타야 하고, 가이드가 필요하다.
혼자 온 다이버에게 방법은 하나다. 이미 꾸려진 팀에 부탁하는 것.
그날 만난 팀은 한국 강사님들이 모아온 모임으로 보였다.
교육생도 몇 명 섞여 있었다.
껴달라고 말했고, 받아주셨다.
자격을 밝히는 순간 분위기가 달라졌다.
당시 나는 다이브마스터였다. 강사 아래 단계, 보조 강사 정도의 위치다.
그런데 그분들은 나를 강사님이라고 불렀다.
자기 교육생들 케어도 좀 부탁한다는 말까지 하셨다.
물론 인사치레였다.
그런데 그 호칭이 계속 걸렸다.
그때는 강사를 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내가 들을 말이 아닌 것 같았다.

수중에서 본 것
발리카삭의 첫인상은 접시산호였다.
테이블 코랄이라고 부르는 넓적한 산호가 층층이 쌓여 있다.
그 아래로 붉은 연산호가 자리를 잡고 있다.
위에서 내려오는 빛과 아래의 붉은색이 겹치는 구간이 있다.
첫날 상어를 봤다. 종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잭피시도 본 기억이 있다.
발리카삭은 잭피시 무리로 알려진 곳이라
그날 본 것이 그 무리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거북은 여러 번 만났다.
발리카삭 거북은 다이버를 피하지 않는다.
리프 위를 천천히 지나간다.
같은 날 세 번째 입수에서 조건이 바뀌었다.
시야가 좋지 않았고 어두웠다.
하루 안에서도 바다는 계속 변한다.
아침에 열렸던 시야가 오후에 닫히기도 한다.
같은 포인트인데 다른 곳처럼 느껴진다.

발리카삭을 가려는 다이버에게
혼자 가도 된다.
팀에 껴달라고 말하면 대부분 받아준다.
자격증과 로그북을 챙겨가면 이야기가 쉽다.
일정은 여유 있게 잡는 것이 좋다.
발리카삭은 하루에 여러 번 들어가야 제대로 보인다.
시야와 조류가 시간대마다 다르다.
한 번 들어가서 본 것이 그 포인트의 전부가 아니다.
그날 나를 강사님이라고 불러준 분들에게는 그저 인사였을 것이다.
그 호칭이 어색했던 이유는 강사가 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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