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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이야기

아닐라오 (Anilao) — 필리핀 다이빙의 시작점

by dkdiver 2026. 8. 17.

아닐라오 민달팽이

이 포인트는 어떤 곳인가


아닐라오(Anilao)는 필리핀 스쿠버다이빙의 발상지다.

1966년 필리핀 최초의 다이빙 센터가 이곳 바탕가스 주에 문을 열었다.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차로 약 2시간.
국제공항에서 하루면 닿는 거리에
이 정도 퀄리티의 다이빙이 있다는 것이 아닐라오의 가장 큰 장점이다.

지형은 다양하다.
고운 모래 바닥, 진흙 머드 바닥, 리프 경사면, 수직 월, 동굴.
한 지역 안에 이렇게 다양한 지형이 공존하는 곳은 많지 않다.
그래서 한 번 왔다가 또 오게 된다.

다이빙 시즌은 11월부터 5월까지다.
건기에 해당하는 이 시기에 날씨와 시야가 가장 좋다.
수온은 25도에서 29도 사이.
시야는 포인트에 따라 10미터에서 25미터.
특히 4~5월은 시야가 가장 선명하게 열리는 시기다.

아닐라오에서 유명한 포인트는 수십 개가 넘는다.
베르데 아일랜드, 사망가야, 탈림 아일랜드, 파르자나, 산토 토마스.
각 포인트마다 전혀 다른 성격의 다이빙이 펼쳐진다.
리프 다이빙부터 조류 다이빙, 마크로 다이빙, 수중 사진까지.
아닐라오 하나로 며칠을 써도 같은 다이빙이 없다.


수중에서 볼 수 있는 것들


아닐라오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누디브랜치다.

세계 누디브랜치 종의 상당수가 이곳에서 기록됐다.
600종 이상.
그 밀도와 다양성으로 아닐라오는 '누디브랜치 세계 수도'라는 별명을 얻었다.
색이 다채롭고 크기가 작아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마크로 렌즈를 달고 천천히 모래 바닥을 훑으면
한 번의 다이빙에서 서너 종 이상을 발견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누디브랜치 외에도 볼거리가 풍부하다.
고스트 파이프피쉬, 씨호스, 플램보이언트 커틀피쉬 , 미믹 옥토퍼스.
수중 사진가들이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이유다.

베르데 아일랜드 포인트는 성격이 다르다.
강한 조류가 흘러 대형 어류가 많다.
잭피쉬 무리, 개다랑어, 화이트팁 리프 상어.
조류를 타고 내려가는 드리프트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경험자라면 베르데 아일랜드를 빠뜨리면 안 된다.

사망가야 포인트는 연산호와 고르고니언이 발달해 있다.
20미터 아래로 내려가면 부채산호 군락이 펼쳐진다.
거기에 피그미 씨호스가 숨어 있다.
손가락 끝보다 작은 씨호스.
가이드 없이는 찾기 힘들고
가이드가 가리켜줘도 한참 들여다봐야 보인다.

파르자나는 모래와 작은 돌 바닥이다.
스포티드 박스피쉬, 전갈물고기, 다양한 마크로 생물.
야간 다이빙에서 야광 플랑크톤이 터지는 것도 아닐라오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어떤 다이버에게 맞나


아닐라오는 마크로 다이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최고의 목적지다.

수중 사진을 찍는 다이버라면 아닐라오 한 번으로 장비 값을 뽑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촬영 소재가 넘친다.
작은 것을 보는 훈련이 된 다이버일수록 더 많이 발견한다.

아닐라오에서 자주 목격되는 풍경이 있다.
사진 찍는 다이버들의 집중력이다.

한 자리에서 30분을 넘게 머물며
누디브랜치 한 마리를 촬영하는 다이버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수중에서 시간이 그렇게 흐를 수 있다는 것을
아닐라오에서 알게 되는 사람이 많다.

초보 다이버에게도 나쁘지 않은 곳이다.
산토 토마스나 빠이나파 포인트는 얕고 조류가 약하다.
중성부력 연습, 수중 사진 입문, 마크로 생물 찾는 눈 키우기.
이 모든 것을 아닐라오에서 할 수 있다.

다만 베르데 아일랜드나 조류가 강한 포인트는
오픈워터 취득 후 충분한 경험을 쌓은 뒤 도전하는 것이 좋다.
마닐라 여행 중 하루 이틀 시간이 난다면
아닐라오 당일치기 다이빙도 가능하다.
그 짧은 시간 안에 필리핀 바다가 왜 유명한지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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