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이야기169 거북 지느러미에 걸린 낚싯줄 1. 다이빙 포인트시야가 넓게 열린 블루워터 포인트였다.리프 월 가까이에서 입수했다.수면 아래로 들어서는 순간앞서와는 다른 공기가 흘렀다.리프 다이빙과 블루워터 다이빙의 차이는들어가는 순간 느껴진다.가득 찬 세계와 열린 세계의 차이.투명한 파란색이 멀리까지 끝없이 이어졌다.리프 벽 가까이에서 거북 한 마리를 발견했다.큰 거북이 아니었다.리프 벽 앞을 천천히 유영하고 있었다.자연스러운 장면이었다.세부에서 거북을 만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으니까.가까이 다가가다 멈췄다.거북의 앞 지느러미 주변에 무언가가 걸려 있었다.오래된 낚싯줄이었다.2. 낚싯줄을 보다거북은 정상적으로 유영하고 있었다.지느러미를 천천히 한 번씩 저을 때마다몸 전체가 물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갔다.낚싯줄이 감겨 있는데도그 움직임에 큰 제약이.. 2026. 7. 19. 같은 포인트, 다른 방향 — 사흘 동안 매일 다른 세계 1. 다이빙 포인트사흘 연속 같은 구역에서 다이빙을 했다.보트가 닿는 곳도 같았고입수 지점도 비슷했다.처음엔 세 번 연속 같은 포인트라는 것이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그런데 매일 다른 것을 봤다.첫날은 리프 경사면과 산호를 따라 이동했다.테이블 산호 위를 날아다니는 핑크 앤시아스 무리,죽은 가지산호 잔해가 펼쳐진 구간.살아 있는 것과 죽은 것이 같은 화면 안에 있었다.둘째 날은 리프 벽을 따라 깊이 내려갔다.29미터, 동굴, 손전등, 주홍빛 스펀지.전날 지나온 얕은 구간이 완전히 다른 세계처럼 느껴졌다.셋째 날은 모래 바닥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해초밭, 파란 불가사리, 드롭오프 경계.또 다른 세계였다.같은 좌표, 다른 방향.그것만으로 이렇게 달라진다.2. 방향이 바뀌면 세계가 바뀐다리프는 단순한 구조가 .. 2026. 7. 19. SMB 전개는 기술이 아니라 태도다 1. 다이빙 포인트흐린 날, 다이빙 초반이었다.구름이 두껍게 낀 하늘 아래보트에서 입수했다.수중은 균일하게 어두웠고수면을 향해 올려다봐도 빛이 잘 보이지 않았다.이런 날은 보트에서 수면 아래를 내려다볼 때도다이버들의 버블이 잘 보이지 않는다.함께 들어간 다이버가 리프를 따라 이동하다SMB(수면 표시 부이)를 꺼냈다.드라이 백에서 꺼낸 빨간 튜브를릴에 연결하고 공기를 불어넣었다.부풀어 오른 SMB가 릴에서 줄이 풀리며수면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다.그 동작 하나하나가 수중에서 선명하게 보였다.절차를 지키는 사람의 움직임이수중에서는 이상하게 아름답게 보일 때가 있다.2. SMB란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SMB는 Surface Marker Buoy의 약자다.수면 표시 부이.다이버가 수중에서 수면으로 올라올 때위에 .. 2026. 7. 18. NDL 5분 —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결정 1. 다이빙 포인트29미터에서 가민 컴퓨터가 NDL 5분을 표시했다.리프 벽 아래 동굴 안이었다.손전등 불빛 아래 주홍빛 스펀지들이 가득한 그 공간에서컴퓨터 화면을 확인했다.5분.No-Decompression Limit, 무감압 한계.이 시간을 초과해서 해당 수심에 머물면감압 정지 없이 수면으로 올라올 수 없다.5분은 짧다.하지만 당황하지 않았다.즉시 상승을 결정했다.이 글은 그 결정에 대한 이야기다.숫자 하나가 다이빙을 바꾸는 순간,그리고 그 숫자에 흔들리지 않게 되기까지.2. NDL이란 무엇인가다이빙에서 수심과 시간은 함께 관리해야 한다.수심이 깊을수록 몸 안에 질소가 빠르게 쌓인다.일정 수심에서 일정 시간 이상 머물면수면으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감압 정지가 필요하다.감압 정지 없이 올라오면 감압병(D.. 2026. 7. 18. 20240609 다이빙 일지 포인트 설명 느낀점 1. 다이빙 포인트2024년 6월 9일.강병철과 함께한 날이었다.이틀 전의 다이빙들이 리프 월과 드롭오프 위주였다면오늘은 처음부터 방향이 달랐다.모래 바닥과 해초밭 구간에서 시작해암초와 봄미를 거쳐 드롭오프 경계까지 이어지는 루트.지형의 변화가 많고 생물의 밀도도 높은 구역이었다.얕은 구간에서 입수했다.수중은 약간의 입자가 섞인 청록빛이었다.완벽하게 맑은 시야는 아니었지만그 탁함이 오히려 이 구역이 살아 있다는 신호였다.플랑크톤과 유기물이 떠다닌다는 것은먹이 사슬이 촘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다.맑은 물이 항상 건강한 바다를 뜻하지는 않는다.오늘 강병철은 수중 카메라를 직접 들고 들어왔다.무언가를 직접 찍고 싶다고 했었는데오늘 그가 원하던 것 이상의 장면을 만나게 될 줄은입수 전에는 나도 몰랐다.바다는.. 2026. 7. 17. 20240607 다이빙 일지 포인트 설명 느낀점 1. 다이빙 포인트2024년 6월 7일.보트에 오르자마자 하늘이 달랐다.사흘 동안 맑고 청명했던 하늘이오늘은 두꺼운 구름으로 덮여 있었다.바다는 잔잔했지만 수면의 색이 어두웠다.회색빛 하늘이 수면에 그대로 내려앉아어디까지가 하늘이고 어디서부터가 바다인지경계가 흐릿한 날이었다.이런 날 다이빙을 해본 사람은 안다.물속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위에서 내려오는 빛의 양이 줄어들면수중은 더 조용해진다.색이 가라앉고, 윤곽이 부드러워지고,모든 것이 한 단계 더 깊어진 것처럼 보인다.오늘 포인트는 모래 바닥 위로 암초가 산개한 구조였다.리프 경사면과 봄미가 혼재한 지형이었고중간중간 넓은 모래 구간이 있었다.2. 다이빙 포인트 설명입수하면서 먼저 느낀 것은 빛이었다.맑은 날에는 수면 가까이에서도햇빛이 물결을.. 2026. 7. 17. 이전 1 ··· 6 7 8 9 10 11 12 ··· 29 다음